초밥 : 바다로 만든 케이크 한 조각을 한입 먹는 맛이에요
초밥은 바다를 한 조각 베어 무는 것과 같습니다. 밥 한 숟가락 떠서 바다를 얹어 한입에 넣고 우물거리는 맛이라고도 부를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초밥을 먹으면 그 곳이 태평양이고 지중해이고 대서양입니다. 우리가 초밥을 먹는 이유는 바다가 그립기 때문 아닐까요?
그래서인지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우리나라에서도 초밥은 애호가들이 많은 인기 메뉴가 되었습니다. 대도시 시내에서는 물론, 주택가 골목에서도 초밥식당을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어느 분들은 초밥은 일본 음식같은데 한국의 골목식당으로 초밥식당을 소개하는데 있어서 의아해하실 수 있는데요, 일본인들도 즐기는 음식으로 ‘명태알젓(명란젓)’은 우리나라 음식인데 일본으로 전파되어 일본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이 된 것처럼 초밥은 우리나라에서 또 하나의 골목음식으로 발전해오고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초밥은 초밥을 만드는 방법에 따라 손으로 쥐어 만든 초밥, 나무 틀로 눌러 만든 초밥, 해산물을 흩뿌리듯 얹은 초밥, 긴 봉 모양으로 싼 초밥, 동그랗게 만든 초밥, 김으로 둘러 군함 모양처럼 만든 초밥, 생선살을 얇게해서 밥과 김으로 감싼 초밥, 여러 재료를 밥과 김으로 두껍게 감싼 초밥 등으로 나눌 수 있는데요, 이 가운데 한국에서는 한국인들의 기호대로 초밥이 발달해오고 있다고 보는 게 합리적입니다.
초밥의 재료로는 달걀찜, 전갱이, 참치 대뱃살, 참치 빨간 속살, 성게알, 청어, 장어, 새우, 농어, 도미 등의 여러 재료가 사용되는데요, 초밥 애호가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초밥의 실력은 달걀찜 초밥의 맛에서 판가름난다고 하는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달걀찜 초밥을 만들기가 까다롭기 때문이라고 하면서요.
초밥은 만드는 방법은 지역마다 약간씩 다릅니다만 일반적인 방법을 소개드리자면 소금과 식초, 설탕으로 밑간을 해서 밥을 만들고 밥 위에 얹거나 밥과 함께 말아서 먹는 재료로 저민 생선, 달걀, 채소 등을 사용합니다.
초밥의 유래는 정확히 전해지는 바가 없는데요, 동남아시아에서는 기온이 습하고 음식이 쉽게 상하는 기후 탓에 지역적으로 발효한 음식이 발달해왔는데 이러한 영향을 일본이 받은 시기는 700년대에 이르러 초밥의 시초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추정되는 상황입니다.
그리고 초밥이 글로벌 브랜드가 된 시기는 1964년 일본 도쿄 올림픽에서였는데요, 당시만하더라도 ‘초밥은 날고기’라며 부정적 인식이 강했던 서방국가들에게 ‘초밥’이 하나의 음식으로 전해지면서 유명해진 시기입니다.
그런데 초밥의 유래를 생각해보면 한국의 식문화에 관련성이 더 깊다고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한국인들은 전통적으로 수저와 젓가락을 사용합니다. 세계 어느 나라를 보더라도 식사하며 ‘수저’를 사용하는 민족. 특히 놋쇠수저, 놋쇠젓가락처럼 금속성 재질로 만든 수저와 젓가락을 사용하는 민족은 없다고 할 것입니다.
밥상머리에서 젓가락질 잘 못하면 부모에게 혼나는 나라, 밥은 수저로 뜨고 젓가락을 사용해서 밥 위에 반찬을 올려두고 수저를 들어 입에 넣는 나라, 수저와 젓가락은 한국인의 식사문화가 틀림없습니다.
그래서 ‘초밥’처럼 밥 위에 생선 또는 각종 재료를 얹어먹는 방식도 한국인의 식사문화에서 비롯되었다고 보는 것입니다.
일본에서는 배를 타고 배 위에서 어업생활을 위주로 살아오다보니 불을 사용해선 안 되었고 생선을 오래 보관하기 위해 소금에 절여두던 방식 등에서 생선을 날것으로 먹는 문화가 초밥으로 이어졌다고도 주장하는 설이 있는데요, 이런 주장은 우선적으로 초밥의 ‘밥’과 맞지 않습니다.
초밥의 ‘밥’도 쌀을 물을 넣고 불로 끓여서 익혀 만드는 것이죠. 혹시 어떤 사람이 “밥은 미리 지어서 배 타고 바다로 나갈 때 갖고 나가는 것”이라고 주장할지라도 초밥의 형태와 맞지 않습니다. 초밥은 밥 위에 생선을 얹어서 함께 먹는 것인데요, 밥 위에 반찬을 올려서, 수저에 뜬 밥 위에 젓가락으로 반찬을 얹고 그 상태로 수저를 들어 입 안에 넣는 식문화는 한국인의 것이거든요.
초밥의 형태가 밥 위에 생선 등을 얹어 한입에 먹는 것인데 한국인의 식문화는 예로부터 밥 위에 반찬을 얹어 한 입에 먹는 방식이었던 것입니다.
또한, 일본의 식문화는 원재료 상태로 먹는 것을 선호하는데 한국인의 식문화는 재료를 섞어서 한입에 먹는 방식이 대부분이죠. 초밥의 형태가 밥을 초로 간하고 생선을 얹어 입안에 함께 넣어 먹는 방식이고보면 원재료 상태로 먹는 것이라고 말하기 어렵고요, 오히려 한국인의 식문화처럼 섞어먹는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초밥은 밥 위에 얹는 재료에 따라 그 맛을 즐길 수 있죠. 참치, 오징어, 오징어다리, 도미(돔), 뱀장어, 새우, 연어, 낙지, 피조개, 정어리, 청어알, 붕장어, 성게알, 옥수수콘, 낫토(한국의 청국장과 비슷한 된장), 샐러드, 가다랑어, 유부 등 종류가 많은데요, 제철 재료를 사용하는게 아무래도 제일 맛이 좋은 것이죠.
일례로, 봄에는 전갱이, 벚꽃이 피기 시작할 무렵엔 돔, 여름엔 농어, 가을엔 꽁치, 겨울엔 방어를 들 수 있습니다. 다만, 제철 생선들은 그 계절에 지방층이 두꺼워지는 변화가 있어서 각자 기호에 따라 느끼하게 느낄 수도 있다는 점은 참고로 알아두면 좋습니다.
그런데 제철 재료를 쓰면 좋다는 것은 아는데 연어알이나 성게알처럼 밥 위에 얹기 어려운 경우는 어떻게 했을까요? 그래서 등장한 게 ‘군함말이’ 초밥인 것이죠. 한반도가 아직 일제강점기일 때 1941년에 도쿄 긴자에 초밥식당에서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군함말이 초밥의 등장이 밥 위에 재료를 쉽게 얹기 위함이었다는 것은 초밥을 즐기는 사람들의 상식이겠습니다.
먹방도 알고 먹어야 제맛!
초밥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들은 [한국의 식당들 : 시그니처로 승부하는 내 주변 맛집들]에서 이어갑니다. 이 책은 최고의 먹방 유튜브 크리에이터 '쯔양 먹방 채널'에서 함께 해주셨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