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東京] 편
성공하는 가게는 좋은 위치가 따로 있다.
사람들이 몰리는 곳,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 좋은 곳이 아니다. 뜨내기 손님들을 대상으로 장사하는 게 필수 요소가 아니다. 당신의 가게가 아무리 입지여건이 안 좋은 곳에 있더라도 상관없다.
당신의 가게가 손님들의 머릿속에만 있을 수 있다면, 손님들이 당신의 가게를 연상하게 할 수만 있다면 가게 위치는 전혀 상관없다. 가게는 길에서 하는 것도 아니고 인터넷에서 하는 것도 아니다. 잘 되는 가게는 손님의 머릿속에서 장사한다. 가게 스토리와 함께 손님들의 머릿속에서 장사하는 법을 알아두는 게 필요한 이유다.
손님의 머릿속에서 장사하는 노하우를 기억하도록 하자.
가게 위치는‘손님 머릿속’이 된다.
a. SNS엔 예쁜 카페, 예쁜 요리, 조명 좋은 장소에서 찍은 사진들이 있다
손님들이 무언가를 부러워하는 본능, 질투와 같은‘욕구’를 공략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곳, 사귀고 싶어 하는 사람, 이상향의 사람, 놀러가고 싶은 곳을 배경으로 가게를 꾸미게 되면 그걸 보는 사람들은‘자기 욕망 충족=상품 구입’이라고 여긴다.
무언중에 드는 연상효과가 된다.
손님이 그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꿈이 있는데, 다음에 돈 많이 벌면 가고 싶은 여행지이기도 했고, 돈 벌어 성공하면 되고 싶은 모습이 있었는데‘지금 저 가게 안에 저 사람이 그걸 하네?’라고 여기는 순간이다.
저건 내 모습이야!
맞아! 나도 저 곳에 갈 건데, 그 순간을 위해서 미리 사둬야겠군!
가게들이 단순히 예쁜 사진을 위해서 그럴싸한 배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사진을 아무리 잘 찍어도, 아무리 모델이 예뻐도 어느 가게엔 손님들이 북적이는데 어느 가게엔 파리만 날리는 경우가 있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손님의 머릿속에서 장사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다.
가게의 배경사진이 예쁘기만 하면 손님들이 들어오는 게 아니다. 손님의 머릿속에 얼마나 오래 남아 있었는지 그 시간이 중요하다. 그래서 어떤 가게들이더라도 상품만 파는 게 아니다. 사진 속 장소를 팔고 손님들의 머릿속에 남아있는 욕구를 건드려야 한다. 손님의 머릿속에 가게를 차리는 사람이 승리한다.
b. 아메리카노 한 잔에 5,000원인 곳 vs. 테이크아웃 1,500원인 곳의 차이
커피 한 컵 가격이 식사 가격이다.
호텔에서 파는 커피는 1만 원대를 훌쩍 넘어가니 더 비싸다. 그래서 사람들은 커피 한 컵을 마실 때도‘연상’하며 마신다. 5,000원짜리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 커피를 마시는 동안만큼은‘나에게 주는 휴식 또는 선물’이라고 여기는데 1만 원이 넘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그 커피를 마시면서‘나에게 투자’를 한다고 여긴다.
이 생각의 차이가 뭘까?
두 종류의 커피가 어떤 맛인지, 어떤 내용물인지, 각각 얼마나 로스팅을 했고 어디 생산지에서 왔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심지어 커피점 주인이 원두가격 절약하느라 커피 대신 니코틴을 섞었다 해도 신경 쓰지 않는다. 손님들의 머릿속엔 온통‘자기 욕구충족’뿐이다. 커피점 가게 주인이 커피값에 대해 설명을 해주려고 해도 귀담아 듣지 않는다.‘내 돈 내가 쓰는데 당신이 무슨 상관?’이라고 여긴다.
손님의 머릿속에 가게를 차렸다면 그 다음엔 가게 이름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당신의 가게가 주택가 인적 드문 곳에 작은 평수라고 하자. 남들처럼 대로변에, 이면도로에라도 가게를 내지 못한 당신은 무조건 망해야 할까? 아니다. 그렇다면 세상에 모든 작은 가게는 다 문 닫았어야만 한다. 뭐가 중요할까?

사진: 일본식당 골목장사의 천재들
당신의 가게에 테이블이 3개, 10평 이내 공간, 그 안에 카운터랑 주방까지 같이 있는 곳이라고 해보자. 주택가이고 출퇴근 유동인구가 전부인 곳이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6시까진 택배아저씨, 우유아줌마, 도시락배달기사들이 전부인 곳, 당신은 거기서 가게 이름을 어떻게 지어야 할까? 아래 예시 중에 당신의 마음에 드는 걸 골라보자.
① 코타키나발루로 향하는 문
② 세상 속 휴식을 위해 남은 3자리
③ 태풍의 눈
④ 비타민충전소, 하루에 3알
⑤ 안에서 잠근 문
정답은?
맞다. 위 5가지 가게이름 모두 상관없다. 왜 그럴까? 여기서 중요한 건 바로‘연상효과’이기 때문이다. 위 5가지 가게 이름을 보자. 하나같이 무언가 연상되는 이미지를 갖게 된다. 코타키나발루라는 곳을 가진 않았지만 뭔가 여유로운 그럴싸한 시간이 기대되는 곳이다. 세상 속에서 휴식을 얻을 수 있는 남은 3자리라는 가게이름도 좋다. 다른 데선 얻을 수 없는 딱 3자리라는 선착순의 이미지를 준다. 출근하는 사람들에겐 가고 싶은 자리, 퇴근하는 사람들에겐 쉬고 싶은 자리가 된다.
태풍의 눈이란 가게이름 그 자체로 시끄러운 세상과 동떨어져서 그 안에서 혼자 즐길 수 있는 고요함의 연상이미지를 준다.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이 태풍이라면 그 안에서 평안을 즐길 수 있다는 이미지가 연상된다. 비타민 충전소는 하루에 꼭 꼭 들러야할 곳이란 이미지를 준다. 비타민이란 느낌이 가게의 공간이 크건 작건 상관없다고 여기게 해준다. 애초에 비타민 통은 크지 않아서다.
그리고‘안에서 잠긴 문’이란 가게이름에선 방해받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장소라는 이미지를 준다. 누군가로부터 떨어져서 나 혼자 사색을 즐기기도 하고 혼자만의 공간을 연상하게 되는 가게이름이다.
그럴까? 생각해보자.
바쁜 회사일, 지긋지긋하게 시달리는 야근, 마음속으로는 11:50부터 시작되는 점심시간이지만 항상 보면 13:30까지 책상 앞에서 딴 짓 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다. 이 사람들은 출퇴근길에 시달린 사람들이고 시내 중심가에서 사람 많은 곳, 잘 꾸며진 곳, 유명한 곳, 비싼 곳, 북적대는 곳을 잘 아는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나만의 곳’을 찾게 되는데 그때마다 당신 가게가 연상되게 하는 전략이다.
“빨리 퇴근하고 지난 번 그 가게에나 들려야겠다.”
“그런데 거기 이름이 뭐였더라?”
당신의 가게는 지금 어디에 있는지, 당신의 가게는 몇 평인지, 당신의 가게는 무엇을 팔고, 당신 가게에 오는 손님들은 누구인지 따져보며 전략(?)을 세우는 중인가? 현재까지 그랬다면 지금 당장 멈추고 당신의 가게 이름부터 다시 보자. 당신의 가게이름 하나만 바꿔도 손님 수가 배 이상 늘어날 게 분명하다.
가게 이름 & 연상효과가 중요하다.
잘 지은 가게 이름 하나만으로도 특별한 홍보를 하지 않아도 사람들 머릿속에 자리 잡을 수 있다. 브랜딩 전문 용어로는 이를 가리켜‘포지셔닝’이란 영어단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자리매김하는 단계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자, 이제부터 시작이다.
손님의 머릿속에 가게를 차렸고, 기억에 오래 남아 떠오르는 가게 이름까지 잘 만들었다면 이제부터 당신은 가게를 시작하고 돈을 받을 계획만 세우면 된다. 나머진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오고 기꺼이 그들의 지갑을 열어 당신에게 돈을 건넬 것이기 때문이다.

사진: 일본식당 골목장사의 천재들
당신에게 알려주려는 모든 노하우는 그래서 ‘불편하고 불만족스럽고, 부족한 것들을 가게의 성공 전략으로 마케팅하는 노하우’라고 요약할 수 있다. 장소가 문제가 아니고 유동인구가 문제가 아닌 시대다. 손님들은 아무리 멀어도 스마트폰 지도 찾기로 찾아오고 그게 불가능하다면 온라인 주문하고 택배로 쇼핑한다. 세상의 모든 가게는 더 이상 주변 유동인구만을 위한 게 아니다.
일본 식당, 골목장사의 천재들
드디어 그 비밀에 감춰졌던 맛집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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